교육공동체와 함께 열어가는 경남교육

존경하는 경남 교육가족 여러분!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이 벌써 잊혀지는 따뜻한 봄날입니다. 지난 한해는 우리 교육가족들이 협심하고 노혁하여 경남교육의 본질을 많이 회복하였습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교육자적 소임을 다해 주신 교육가족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새 학기를 맞아 학교에서는 학부모와 교육공동체의 협력 하에 '학생이 행복한 교육' 이 교육현장에서 잘 실천되고, 교육 비전에 대한 공감대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경남교육이 추구하는 학생이 행복한 교육에는 교육 주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교육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초점이 담겨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유명한 '황희' 정승과 관련되 일화입니다. 어느 날 한 하인이 찾아와 다른하인과 다투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옳다고 하였습니다. 황희 정승은 그 이야기를 다 듣고서는 '네가 옳다' 고 편들어 주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다른 하인이 황희 정승을 찾아와서는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정승은 또 '네가 옳다" 고 인정해 주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부인이 "아니 둘 중에 하나가 잘했으면 다른 하나는 잘못한 것인데 대감은 왜 줏대도 없이 둘 다 옳다고 하십니까?" 라고 반문하자 황의 정승은 '부인 말도 옳소' 라고 하였습니다.

사람이 살다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의 문제가 생기면 양시론(兩是論)이든 양비론(兩非論)이든 또는 그 중간이든 자신이 판단하는 관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적 사고는 상황에 따라 알맞게 해야지 어느 한 가지로 고착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대개 사람의 사고는 이기적인 성격과 자의성이 강합니다. 만일 어떠한 상황을 이분법으로만 재단하여 상황을 왜곡하고, 올바른 인식을 그르치게 한다면 조직이든 사회든 큰 발전이 없을 것입니다. 분리된 사고보다는 공동체의 가치와 방향을 함께 찾는 사고가 보다 생산적인 활동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국가 교육의 초장기에는 교원이 국민교육의 수권자로서 교육활동에 전적인 책임과 사명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의식 수준과 사회의 요구가 높아진 현실에서 학교 교육도 지역의 교육공동체와 대동단결하여 경남교육의 품격을 높여나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경인년 봄

경상남도교육감